글 수 16
민간이야기
박치기와 물어떼기
○ 김동운 수집정리
어느 한곳에는 박치기를 잘하기로 소문난 한량이 살고있었는데 턱을 받는다고 하면 코를 박는 일이 없이 준확하게 턱만 박고 그 솜씨 또한 재빨라서 대방이 어쩔 사이없이 떠박군 했다. 또 다른 한곳에는 물어떼기를 잘하는 사람이 살고있었는데 이빨이 강철같이 든든하고 칼날같이 날카로운데다가 솜씨 또한 재빨라서 코를 물에뗀다고 하면 정확하게 코를 물어떼고 귀를 물어뗀다고 하면 귀신같이 귀를 물어떼군 했다.
하루는 두 사람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였는데 누구도 길을 양보하려고 하지 않았다. 박치기가 먼저 화가 나서 벽력같이 고함졌다.
《너 이놈아, 이 박치기어른이 지나가는데 어서 길을 비키지 못하겠느냐? 안 비키면 당장 떠박는다!》
물어떼기도 화가 나서 맏받아 고함쳤다.
《알고보니 네놈이 박치기란 놈이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너따위는 무섭지 않다! 네가 비키지 않으면 이 물어떼기어른이 네 코를 떼여버릴테다!》
다음 순간 박치기가 번개같이 달려오더니 물어떼기를 《헹!》하며 냅다 받아넙겼다. 물어떼기가 《풍덩!》하고 강물에 떨어졌다.
《어때? 이제야 이 박치기어른의 솜씨를 알아봤지?》
물어떼기는 물에서 걸어나오면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응, 과연 명불허전이로군! 그러나 어디 네 코가 어떻게 되였는가 만져보거라!》
그제야 박치기가 자신의 코를 만져보니 코가 절반이나 뭉청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이 일이 있은후부터 박치기는 안하무인으로 우쭐대는 버릇을 고쳤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