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미테이션 가수'가 모방 대상이 된 가수의 이름을 도용 또는 사칭한 것은유죄이지만 외모를 따라 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30일 가수 박상민을 사칭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모방 가수 임모(4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임씨는 2004년 9월 매니저와 전속 계약을 맺은 뒤 수염을 기르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등 박상민과 유사하게 꾸미고 나이트클럽 등에서 이미테이션 가수임을 밝히지 않고 박상민의 히트곡을 `립싱크' 공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미테이션 가수 활동은 진짜 가수를 접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어 그 자체가 금지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테이션 가수임을 밝히지 않고 실제 모방 대상 가수인 것처럼 행세했다면 위법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임씨가 모방 가수라는 점을 밝히지 않고 박상민인 듯 공연한 것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나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등 박상민과 유사한 외모를 하고 무대에서 공연한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징적인 행동과 외모를 이용한 행위까지 처벌한다면 결과적으로 사람의 특정한 외모에 대해 특정인의 독점 사용을 용인하는 것이 되며, 이는 각종 영업활동에서 각자의 특성을 대표하는 `표지'를 만들기 위해 들인 `노력'과 그 성과를 보호하려는 부정경쟁방지법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성명 이외에 박상민의 외양 등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말하는 영업표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